옛신앙  2009년 6월 28일 [특별150호]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너희는 길에 서서 보며 옛적 길 곧 선한 길이 어디인지 알아보고 그리로 행하라. 너희 심령이 평강을 얻으리라' 하나, 그들의 대답이 '우리는 그리로 행치 않겠노라' 하였으며"(렘 6:16).

 

 

옛신앙

 

Old-time Fa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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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신앙'이란, 옛부터 하나님의 선지자들과 주의 사도들이 가졌던 신앙, 오직 정확 무오(無誤)한 하나님 말씀인 신구약 성경에만 근거한 신앙, 오늘날 배교와 타협의 풍조에 물들지 않는 신앙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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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문제:              자유민주주의냐,적화통일이냐?

[문갑식, “우리나라에는 좌파, 우파 없어요. 자유민주주의 지키는 사람과 적화통일 원하는 사람뿐,” 조선일보, 2009. 6. 20, B1쪽;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와의 인터뷰.]

‘태평양시대 위원회’는 설렁탕 집 2층에 있었다. 성경 몇 권과 피아노, 100명 정도가 앉을 공간 끝에 서재가 보였다. 책꽂이에 브리태니커 사전, 이조(李朝)당쟁사 같은 낡은 책이 있었다. 잘 정돈된 책상에는 가족사진과 읽다 만 편지가 놓여 있었다. 젊은 시절 그는 군인(軍人) 출신 대통령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지역맹주로 서슬 퍼렇던 3김(金)을 향해서는 “낚시나 떠나라”고 했다. 그가 세상을 향해 일갈한 “이게 뭡니까”는 지금도 패러디 대상으로 꼽힌다. 그는 정계에 투신해 스스로 인정하듯 ‘실패한 정치인’도 돼봤다.

―지난해에는 광우병 파동으로 석 달이나 갈피를 못 잡았습니다.

“대통령이 청와대 뒷산에서 광화문 촛불 내려다보며 ‘아침이슬’이란 노래를 듣고 가슴이 뭉클했다지요. 그 얘기 듣고 기가 막혔어요. 촛불 보고 가슴이 뭉클할 게 아니고 ‘그 배후에 반미친북(反美親北) 세력이 있구나, 간첩이 마음대로 날뛰고 있구나’하고 생각하는 게 정상 아닙니까?”

―광우병 파동을 일으킨 세력이 반미라는 증거는 있나요?

“중국 소를 두고 광우병 이야기 나왔으면 그렇게 됐겠어요? 제가 반미친북, 간첩 이야기 하면 ‘증거 대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걸 왜 내가 댑니까? 국정원이 대야지.”

김 명예교수는 “현 정권이 살려면 자유민주진영을 끌어와야 한다”고 했다. 정체 모호한 ‘좌우’개념이 아니라 자유민주 대 반미종북(反美從北)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내정(內政)과 관련된 전권을 주고 이회창(李會昌) 선진당 총재도 끌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정치를 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 것은 공부를 했기 때문”이라며 “정치의 본질이 뭔가를 봤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는 “대통령이 국정에 대한 소신이 없고 주변에 쳐진 인의 장막이 너무 심하다”고 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요.

“대운하(大運河)계획에 서울대 교수들이 반대했잖아요. 그 말이 나오자 대통령이 금세 접었잖아요. 그걸 보고 그쪽 사람들이 ‘아! 저게 약점이구나. 이명박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고 느낀 거예요. 대선 때 공약을 공청회 한번 해보지 않고 포기하는 겁니까. 게다가 방송은 또 뭡니까.”

―이 정부가 방송의 힘을 빌리기는커녕 당하고만 있지 않습니까.

“KBS가 공영(公營)이면 공공(公共)을 위해 일하는 정부가 도움이라도 받아야지요. 정연주 한 명 내쫓는 데 진땀을 흘렸잖아요. 그게 뭡니까.”

―용산 철거민 사고 후 ‘서민 괴롭히는 정권’이라는 비판까지 추가됐지요.

“정부는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가, 배후가 누군가를 캐야지요. 그런 걸 안 하고 경찰관까지 희생된 일에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만 잘랐어요. 누가 정부를 위해 일하겠습니까.”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요.

“제가 하도 안돼 보여서 그 사람을 집으로 불러서 점심을 냈어요. 본인은 ‘대통령이 사표 내라고 한 건 아니다’라고 했지만 청와대에서 ‘김석기 죽여 일단락 짓자’는 의견이 나왔겠지요. 대통령은 그때 ‘김석기 자르는 건 안 돼. 당신이 왜 책임지느냐’고 했어야지요. 도의적 책임이라면 왜 용산구청장이나 관계 장관이나 대통령은 안 집니까?"

―왜 자꾸 그런 일들이 벌어질까요.

“박근혜와도 그래요. 대통령 된 후 제일 처음 만나 ‘모든 걸 맡아주세요. 내가 대통령이니까 외교, 국방하고 실물 경제에 식견이 조금 있으니 그것만 맡을게요’라고 했어야지요. 이회창씨도 찾아갔어야지요. ‘한나라당으로 돌아와 주세요’라고 호소해야지요.”

―그런 결단을 왜 못 내렸을까요.

“박근혜 들어오면 손해 볼 놈이 여럿 있겠지요. 대통령이 자전거 탈 시간, 모내기 할 시간 있으면 만나서 쓴소리도 들어야지요. 그게 뭡니까.”

―이제 현 정권의 실체가 궁금하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헌법에 나오는 민주공화국, 주권재민을 지키겠다고 선언했어야지요. 그걸 못하니 소신 없는 정체불명의 정권이 된 거지요.”

―과거 정권과 각을 세워야 했다는 말인가요?

“김대중, 노무현 정권은 평등에 치중하겠다는 인상을 줬잖아요. 물론 말은 안 돼요. 김대중씨는 상당한 재산가고 노무현씨는 ‘가진 자에게 고통 주겠다’고 했는데 그건 김정일(金正日)이 할 말이니까요. 지금이 무슨 사회주의 혁명 전야예요? 가진 자에게 고통을 주게.”

김 명예교수는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쉬고 있지는 않았다. 글을 썼으며 전국을 돌며 강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일약 주목을 받은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사후 일련의 발언들 때문이다. 현 정권 지지자는 그에게서 모처럼 자유주의의 자신감을 봤고 반대파는 그를 노망(老妄)났다고 매도했다.

―4월 15일 글에서 노 전 대통령에게 ‘스스로 감옥에 가든지 자살하라’고 했습니다.

“그 글 때문에 어찌나 난리들인지. 저보고 ‘자살을 방조했다’는 얘기도 듣고 ‘망령 났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제가 여든두 살밖에 안 되는데 무슨 망령입니까? 저는 지금도 시(詩) 300수(首)를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외울 수 있어요.”

―댓글은 왜 차단했습니까. 남을 비판하면서 비판받기는 싫은가요?

“댓글 차단은 최근에 한 겁니다. 하루에 십만 명씩 들어오니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거예요. 다른 이들도 제 글을 읽을 수 있도록 해야지요.”

―왜 ‘자살’이라는 단어를 쓴 겁니까.

“4월인가 그가 검찰 조사를 받을 때 그가 선택할 길이 그것밖에 없어 보였어요. 혼자서 깨끗한 척 다 했잖아요.”

―자살을 권한 게 아니라는 뜻입니까.

“저는 자살을 권장한 게 아닙니다. 의젓하게 구속되고 감옥에서 10년 살라면 10년 살고, 그런 인물이 되란 뜻이었어요. 그의 말 때문에 대우건설 남상국 사장이 자살했고 안상영 전 부산시장이 자살했잖아요. 우리가 대학입시에 실패해 아파트에서 자살하는 학생들 얼마나 야단쳐요. 그런데 어른 중의 어른인 대통령이 국민에게 보여준 게 뭡니까. 자살이라니요, 끝까지 살아야지요.”

―그래도 뭔가 느낌이 있어 그 단어를 선택한 건가요.

“법을 공부했잖아요. 검찰 조사받으며 도리가 없다고 생각했겠지요. 자살 전날 TV에서 얼굴을 봤는데 초췌하고 소심해 보이더군요. 저는 그때도 ‘버티겠지’ 하고 생각했어요.”

―노 전 대통령이 자살하던 날 놀랐습니까?

“우리 국민 중에 제일 놀라지 않은 사람이 납니다. 저는 ‘아! 그 길밖에 없었구나’하는 생각이 맨 먼저 났어요.”

―그 일로 얼마 전 임채진 전 검찰총장이 물러났지요.

“그 사람도 웃겨요. 나가면 곱게 나가지. 검찰도 그게 뭡니까. 혐의자가 죽었으면 가만히 있어도 조사 다 끝난 거 아닌가요? 왜 ‘수사를 종결하겠다’고 먼저 말합니까. 검사들만 못 할 짓 한 사람들처럼 됐잖아요.”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위해서라도 ‘자살’이니 ‘사망’이니 하는 말보다 ‘서거(逝去)’라는 말을 쓰지 그랬습니까.

“지각(知覺) 있는 정부라면 자살한 사람에게 국민장을 허용할 수 없지요. 국민교육, 국민정서상으로도 잘못된 겁니다. 가족들에게 가족장을 권했어야지요. 그건 제 신념입니다.”

―그래도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통곡까지 했잖아요.

“그 사람 진짜 웃기는 사람입니다. 사람이 그러면 못써요. 나이도 많은 사람이 젊은 사람이 죽었는데 가서 통곡하면 못써요. 김대중씨는 자기 아들이 죽었나요? 공자(孔子)도 제자 안회(顔回)의 장례식에 갔지만 통곡하지는 않았어요.”

―친노 진영에서는 ‘정치적 타살(他殺)’이라고 주장하지요.

“누릴 수 있는 영화 다 누리고 저승 가는 길까지 선택했어요. 그런 사람 성자(聖者)로 만드는 게 우리나라입니다. 정부도 그래요. 대통령 이하 당당하게 ‘불행한 일이지만 우리가 죽도록 한 건 아니다’ 이렇게 나갔어야지요. 그냥 쩔쩔매고 한심해서. 저는 그걸 보고 깨달았어요.”

―뭘 깨달았습니까.

“대통령은 새로 뽑았지만 정권교체는 못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나라에 정부 뒤에 또 하나의 정부가 살아 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지금 정부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일 잘하는 정부지요.”

―자발적인 추모자를 욕되게 하는 건 아닐까요.

“자발적 참여도 어느 정도지요. 김수환 추기경 때와 차이가 나잖아요. 저는 노란 모자, 노란 풍선 그렇게 재빨리 만드는 거 보고 놀랐어요.”

―서울대 교수를 비롯해 대학교수들도 시국성명을 내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 이 대통령 타도 위해서 나온 거 아닙니까. 국민 다수가 선거로 뽑은 대통령을 왜 강압적으로 밀어내려 합니까?”

―이 대통령이 독재를 한다는 소리도 나옵니다.

“아파트나 짓고 도로공사나 하던 사람이 무슨 독잽니까. 독재할 감도 못돼요.”

―오래전에 링컨 대통령에 관한 책을 썼지요? 노 전 대통령도 링컨을 가장 존경한다는데.

“링컨은 남북전쟁 후 ‘아무에게도 악의를 품지 말고 모든 것을 사랑으로 풀자!’고 했어요. 그런데 그이는 어떻게 했어요. 모든 걸 코드로 풀려고 했잖아요. 링컨의 별명이 뭡니까. ‘어니스트 에이브(Honest Abe)’ 였어요. 그 사람이 정직합니까? 링컨을 존경하지만 말고 좀 닮으라고 하고 싶었어요.”

―노 전 대통령이 좌파 맞습니까.

“우리가 쓰는 말 중에 제일 웃긴 게 보수, 진보라는 구분법입니다. 보수는 뭘 지켜서 보숩니까? 대학교수 중에 미국 유학 다녀와서 진보니 개혁이니 하는 사람들이 ‘6․25 때 유엔군이 참전하지 않고 맥아더 장군이 없었으면 통일이 됐을 것’이라고 해요. 그럼 어떻게 됐을까요. 그런 교수들 보고 저는 ‘그때 통일됐으면 당신 같은 사람들은 유학은 고사하고 진보니 개혁이니 하는 용어도 사용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해줘요. 노무현씨가 이런 말을 했지요. 일본에도 공산당이 있다, 웃기는 이야깁니다. 일본에 휴전선이 있습니까, 공산당이 남침을 엿봅니까? 우리나라에는 좌파, 우파 없어요. 자유민주주의 지키는 사람과 적화통일 원하는 사람뿐입니다.”

김 명예교수가 노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한 글이 퍼지면서 친노 매체에 ‘김동길은 실패한 정치인’이란 기사가 등장했다. 그는 ‘실패한 정치인 맞느냐’는 질문에 의외로 선선히 “실패한 정치인이 맞다”고 했다. 그는 정치에 뛰어든 걸 후회하지 않는 이유를 ‘공부 값’이라고 했다.

‘PD수첩’은 언론자유를 말할 자격 없다

[사설: “‘PD수첩’은 언론자유를 말할 자격이 없다,” 조선일보, 2009. 6. 22. A31쪽.]

검찰은 지난 18일 MBC PD수첩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PD수첩 작가 김은희씨가 작년 4월 29일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 방영 직후 지인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이 이메일에서 김씨는 “1년에 한두 번쯤 ‘필’이 꽂혀서 방송하는 경우가 있는데 올해 광우병이 그랬어요. 정말 죽을 만큼 힘들었는데도 어찌나 광적으로 일을 했었는지…아마도 총선 직후 이명박에 대한 적개심이 하늘을 찌를 때라서 더 그랬나 봐요”라고 했다. 김씨는 이메일에서 또 PD수첩 방영 후 거리를 메운 촛불시위 군중을 보며 PD수첩의 김보슬 PD가 했다는 말도 그대로 소개했다. “김 여사, 현장에 나와보니 소감이 어때?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눈에 보여? 이제 만족해?”

담당 PD가 함께 일한 작가더러 했다는 이 말만큼 사적(私的)인 동기가 프로그램에 작용했음을 실토하는 증거가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도 작가 김씨는 19일 “PD수첩 광우병 보도는 공익목적이었지 사적인 동기가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고 했고, PD수첩 제작진도 “작가의 이메일 내용이 방송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라고 오히려 큰소리를 하고 나섰다. 작가 김씨는 메일 내용을 공개한 검찰과 이를 보도한 조선일보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작년 4월 29일 방영된 PD수첩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미국에서 발생했다는 환자가 과연 인간광우병 환자인가 아닌가 하는 점이다. PD수첩은 이날 오후 11시 방송에서 “MRI 검사 결과 아레사가 vCJD(인간광우병)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군요”라고 방영했다. 그러나 그 6시간 전인 오후 5시의 자막의뢰서에는 멀쩡히 “MRI 검사결과 아레사가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군요”라고 써 있었다. 문제는 누가 무슨 목적으로 핵심 문안(文案)을 변조했는가 하는 점이다.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난 자료를 보면 번역가와 보조작가들은 번역본, 편집구성안, 자막의뢰서 등 세 단계의 작업에서 일관되게 이를 CJD라고 표기해 왔다. 이는 처음에는 옳게 만든 것을 최종 순간 누군가가 아레사 빈슨이 인간광우병으로 죽은 것처럼 뜯어고쳤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문안 변조 회의 참석자들이 누구누구이고, 그들이 어떤 의도에서 이렇게 고친 것인가가 밝혀져야 한다. MBC가 보도기관으로서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이것을 밝혀내 공개해야 한다. 검찰이 발표한 PD수첩의 허위․왜곡은 이것 말고도 총 30여개에 달한다.

PD수첩은 자기들이 해놓은 번역과 취재 내용까지 목적에 따라 뒤집기를 일삼으면서 어떻게 언론자유를 입에 올릴 수 있겠는가. MBC와 PD수첩은 언론자유를 말할 자격을 상실했다.

MBC와 PD수첩이 ‘언론자유’라는 남의 집 방패를 빌려와 자기들의 왜곡․조작을 덮으려 하는 것은 염치없는 짓이다. MBC는 PD수첩과 같은 왜곡․조작 보도를 저질렀을 때 외국의 언론다운 언론들은 어떻게 스스로 책임을 졌는가를 둘러보고 지금이라도 그 길을 따라야 한다.

북의 우라늄 농축 선언

[사설: “북(北)의 우라늄 농축 선언을 보며,” 조선일보, 2009. 6. 15, A35쪽.]

북한은 6월 13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우라늄 농축작업 착수, 새로 추출한 플루토늄의 전량 무기화, 대북 봉쇄시 군사대응 등 3개 조치를 선언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2차 핵실험과 관련해 대북 결의 1874호를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지 15시간 만이었다. 대북 결의 1874호는 대북 무기 금수(禁輸), 금융제재, 화물검색 조치들을 확대하는 내용과 매우 구체적인 이행 조치들을 담고 있다.

북한의 발표 중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우라늄 농축 착수다. 핵폭탄은 우라늄 농축으로도 만들 수 있고 플루토늄으로도 만들 수 있다. 북한이 두 번에 걸쳐 핵실험을 한 것은 모두 플루토늄을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우라늄 농축으로도 핵폭탄을 만들게 된다면 북한은 핵 제조의 루트를 모두 갖게 된다. 더구나 우라늄 농축은 플로토늄 추출보다 훨씬 은밀하게 이뤄져 포착도 어렵다. 북핵 해결은 더욱 난망하게 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성명에서 “우라늄 농축 기술 개발이 성과적으로 진행돼 시험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이로써 북한이 오래전부터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는 사실이 북한의 입을 통해 입증됐다.

사실 북한은 거의 20년 전부터 우라늄 농축 기술을 개발해왔다. 2004년 우라늄 농축 기술 유출혐의로 체포된 ‘파키스탄 핵의 아버지’ 칸 박사가 1991년부터 북에 관련 장비와 설계도, 기술을 넘겨주고 북한 과학자들을 교육시켰다고 진술했었다.

파키스탄 무샤라프 전 대통령도 자서전에서 칸 박사가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P-1 외에 신형 P-2까지 합쳐서 20여개를 북한에 넘겼다고 썼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역시 자서전에서 ‘북한이 1998년 2개쯤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해 제네바협정을 위반했음을 퇴임 후 알게 됐다’고 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일부 인사들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에 대해 마치 미국이 없는 것을 만들어내 위기를 조장한다는 식으로 주장해왔다. 우라늄 농축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에 대해선 “왜곡, 날조”라고 했다.

그들은 북한이 핵을 보유할 의사가 없기 때문에 대가만 받으면 포기할 것이라고도 해왔다. 이들의 비뚤어진 대북 인식이야말로 북한 핵문제를 이렇게 만든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들이 이제 다시 어떤 궤변으로 나라를 오도(誤導)해온 자신들의 잘못을 합리화할지 모를 일이다.

오늘 방미하는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을 뺀 5자 협의를 제안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중국이 북핵보다 북한체제 보존을 우선시하는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어떤 유엔 결의, 어떤 5자 협의도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그만큼 대한민국 앞에 놓인 외교적 과제의 범위와 무게는 넓고도 무겁다.

북한이 애당초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었다는 사실은 점점 명확해지고 조만간 북한이 무력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이 소름 끼치는 국가적 현실 앞에서는 어떤 국내적 현안도 사소한 것일 수밖에 없다. 정부와 여야(與野) 모두가 이 순간만은 분열과 갈등을 넘어서야 한다.

배교와 타협과 혼란의 시대에 바른 길을 붙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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